사는 이야기!

여유로운 일본 여행 7

피코7 2010. 10. 31. 19:36

 

 가마쿠라의 상징이며 1252년에 완성된 고토구인이 가마쿠라 다이부쓰(大佛)는 구원의 부처인 아미타를 나타낸 것으로 전에는 대웅전 안에 모셔져 있었으나 지금은 옥외에 있다.
최초의 대불은 목조 불상으로 추측되며 완성한지 4년후(1247년)에 태풍으로 무너져 버렸다. 현재의 대불은 5년뒤인 1252년에 주조를 시작하여 2대째 불상이 되었지만 언제 완성되었는지는 정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다.
불상의 높이는 13.4m이고 무게는 121톤으로 큰 불상이다.
에노텐을 타고 하세역에 내려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대불은 언제나 관광객들로 혼잡한 곳이며 근교에는光則寺와 成就院이 있다.
가마쿠라의 대불상은 불상으로는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되어있다.

 

 

 

 

 

 

(한겨레 블로그...펌글입니다)

이 볼 것도 많은 가마쿠라에서도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무엇일까요?

단연 손꼽을 수밖에 없는 것이 '가마쿠라 다이부스쓰', 곧 가마쿠라 대불입니다. 가마쿠라의 간판을 넘어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재이자 국보입니다. 일본의 불상이라고 하면 누구나 이 불상부터 떠올립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 4개국 순방에 나섰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일본에 들렀을 때 두 딸과 이 대불을 구경하고 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에겐 이 대불이 개인적 추억이 어린 곳이기도 했습니다. 6살 때 어머니와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대불을 본 적이 있었는데, 수십년 만에 이번에는 대통령이 되어 다시 찾아간 것이죠. 오바마는 당시 "대불보다 말차(일본 전통차) 아이스크림에 더 열중했었다"고 어린이다운 기억을 소개했습니다.

최근 이 불상을 보고 왔습니다. 불상도 보고 싶었지만, 실은 불상 근처에 있는 한 건축물을 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불은 주변에 별다른 것 없이 홀로 고고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멀리서 봐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보통 불상은 집 안에 들어있습니다만, 이 불상은 울울창창한 숲을 배경으로 바깥에 나와있습니다. 원래는 대불을 모시는 절집이 있었는데 사라졌다고 합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크기가 실감이 납니다. 그 포스가 전해져오네요.

저 불상의 키는(앉은 키겠죠^^) 13.4미터, 무게는 12톤이라고 합니다.

묘한 것은 실제로 보면 엄청나게 큰데, 동시에 작고 귀엽게 보이기도 하는 점입니다.

이 유명하고 거대한 불상은 나이가 850살에 이릅니다. 처음 불상이 만들어진 것은 1247년, 당시에는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태풍 때문에 불상이 부서져 다시 1252년 청동으로 만들었습니다.

불상은 그 자체로 불교의 모든 것이기도 합니다. 부처님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시각적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상만 봐도 불심을 자극할 수 있게 최대한의 정성과 기술을 총동원합니다. 이 불상처럼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경우는 그야말로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됩니다.

이런 불상 최고의 매력은 뭘까요?

개인적으로는 '표정의 오묘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는 각도와 보는 사람의 기분 상태에 따라 표정이 바뀌는 듯한 느낌, 여러가지 표정으로 보이는 것이 불상의 깊이와 매력일 것입니다.

가마쿠라 대불 역시 제 눈에는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그 느낌이 사뭇 달라지는 듯합니다. 그런 점에서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무려 800년 넘는 세월이 담긴 보물다웠습니다.

불상은 오해를 참 많이 받는 조형물이기도 합니다.

비례가 이상하다, 발바닥이 평평하다, 유치해 보인다, 사실감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맞습니다.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부처님의 특징을 표현하다 보니 생기는 것입니다. 비례를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부처님의 특징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불상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눈으로 보면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소중한 것입니다.

이 가마쿠라의 대불도 그렇습니다. 자세는 구부정하고, 머리가 몸에 견줘 크며, 얼굴도 각이 진 듯 입체감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 불상이 세워지던 당시에 유행한 중국 송나라풍 불상의 특징들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비례가 균형잡혀있고, 압도하기보다는 편안하게 다가오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가마쿠라의 대불 뒤에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상처가 대불 뒤에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대불을 보러 찾아간 이유 중의 하나로 말했던 어떤 건축물 이야기입니다.

대불의 뒤편에 있는 이 건물, 딱 보기만 해도 일본 건물이 아니라 우리나라 건물입니다.

이 건물은 왜 한국 땅을 떠나 가마쿠라까지 건너와 대불이 있는 사찰 고토쿠인에 조용하게 숨어있는 것일까요?

건물의 이름은 관월당, 달을 바라보는 집이란 시적인 건축물입니다. 그리고 크기는 작아도 보통 건물이 아닙니다. 경복궁에 있던 궁궐 건물이었습니다.

저 관월당이 경복궁에 있을 때 어떤 용도의 건물이었는지는 아직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가게 된 정확한 경위를 밝혀주는 자료도 없습니다.

다만, 알려진 것으로는 20세기 초반, 조선 왕실이 돈이 부족해 빌리면서 저 건물을 조선척식은행에 금융 담보로 잡혔고, 이후 조선척식은행이 경영이 어려워 야마이치증권이란 회사에 융자를 받으며 야마이치증권으로 넘어갔다고 합니다. 저 건물을 받은 야마이치증권의 설립자 스기노 기세이는 자기 집에 저 관월당을 가져갔다가 1924년 이곳 절 고도쿠인에 기증했습니다.

그래서 저 건물은 이곳에 저렇게 뜬금없이 옮겨와 지금까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80년 넘게 말이죠….

다행히 이 외국에 뜯겨나간 경복궁 건물을 돌려받기 위한 작업이 지금 진행중입니다. 조계종과 일본 불교계가 올해 초 저 건물을 한국으로 다시 가져가기로 하고 협의중입니다.

한 나라의 궁궐 건물에서 담보로, 그리고 일본 재벌가의 소유로, 다시 일본 절의 부속 건물로 정처없이 떠돈 관월당.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돌아와 경복궁에서 다시 사람들과 만나야할 것입니다. 저 건물의 한을 풀어줘야겠지요.

가마쿠라에 가신다면 저 멋진 대불도 보시고 그리고 대불 뒤편에 있는 저 슬픈 우리 건물도 꼭 보고 돌아오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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