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산꾼 산행이야기

08-32 진안 운장산 산행 1

피코7 2008. 12. 7. 20:12

산행지 : 운장산 1125.8m

산행일시:2008.12.7

산행코스 : 연석사-연석산925m-서봉(칠성대)1122m-운장산(운장대)1125.8m-동봉(삼장봉)1124m-내처사동(약 5시간)

kj따라 홀로 산행

 

山行忘坐坐忘行(산행망좌좌망행)
歇馬松陰聽水聲(헐마송음청수성)
後我幾人先我去(후아기인선아거)
各歸其止又何爭(각귀기지우하쟁)
“가노라면 쉬기를 잊고
쉬다 보면 가기를 잊고 /
말을 멈추고 소나무 그늘 아래서
시냇물 소리를 듣는다 /
내 뒤에 오는 몇 사람이
나를 앞질러 갔는가 /
제각기 멈출 곳이 있는데
다시 무엇을 다투리요.”
- 송익필(宋翼弼·1534~1599)의 ‘산행’(山行)

전북 진안군과 완주군 사이에 있는 운장산(1126m)을 얘기하자면, 조선 중기 성리학자이며 ‘8문장가’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구봉(龜峰) 송익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구봉집’이라는 명시집을 남긴 이다. 이 산의 ‘운장’이란 이름은 바로 송익필의 자(字)에서 따온 것이다. 산경표와 대동여지도에는 전주, 고산, 용담, 진안에서 가장 높은 산이 주줄산으로 표기돼 있다. 그렇게 따지면 노령산맥 주능선의 최고봉, 곧 이 산이 지금의 운장산이다. 19세기 중엽까지 ‘주줄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진안군 홈페이지를 보면, “북두칠성의 전설이 담겨있는 ‘칠성대’를 지나면 ‘오성대’가 있는데, 조선 중종 때의 서출(庶出)인 성리학자 송익필이 은거하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돼 있다. 지도상에는 나타나있지 않지만 진안군 부귀면에서 바로 서봉에 오르다보면 칠성대가 있고 서봉에서 연석산 방향으로 바로 아래에 오성대가 있다.
그렇다면 운장산의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인 서봉 부근에서 송익필이 지냈다는 얘기다. 아쉽게도 서봉 정상 부근에서 이러한 지명의 표식을 볼 수 없었다. 산의 이름과 관련된 지명인 만큼 표식을 세우고 이정표는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송익필의 ‘산행’이란 시는 요즘 산을 찾는 사람들도 한번쯤 음미해 볼 만하다. 앞뒤 안보고 빠르게만 사는 현대인들은 마음을 쉬러 찾은 산에서도 다르지 않다. 가만히 보면, ‘빨리빨리’를 도시에 놓아두지 못하고 산까지 들고온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제각기 멈출 곳이 있는데 다시 무엇을 다투리요”라는 절창을 마음에 새기며 산을 타는 것은 어떨까.
운장산을 올라보면 교과서에서 배운 ‘진안고원’(鎭安高原)이란 명칭이 실감이 간다. 이 고원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에 형성돼 있으며 무주·장수·진안의 3개군에 걸쳐서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계를 이룬다.
운장산에 오르면 진안고원이 사방으로 둘러싸고, 맑은 날엔 긴 덕유산 능선과 지리산 높은 능선까지 눈에 들어온다. 운장산은 이 진안고원의 서북방에 위치해 있으며, 주봉인 상봉, 동봉, 서봉의 세 개 봉우리가 거의 비슷한 높이로 늘어서 있다. 동쪽으로는 구봉산(1002m)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연석산(925m)으로 떨어진다.

운장산의 들입목은 북쪽 주천면의 내처사동에서 앞산날베기 능선을 치고 올라 동봉으로 오르는 코스와, 내처사동 삼거리에서 독자동계곡을 지나 활목재를 거쳐 서봉으로 오르는 코스, 그리고 서편 완주군 연동의 연석사에서 연석산을 오른 뒤 서봉을 거쳐 운장산으로 가는 코스 등 세 군데가 대표적이다. 지난 주말에 운장산을 찾았을 때는 내처사동을 들입목으로, 연석사를 날입목으로 하는 12∼13㎞ 정도의 종주코스를 택했다. 가장 많이 애호되는 코스다. 운장산-구봉산 종주도 사랑을 받는다.
운장산은 1000m가 넘지만 부담을 가질 것은 없다. 일단 고원지대라서 진안의 표고가 300m 가까이 되기 때문에 보통 한 시간 정도면 정산능선에 닿게 된다. 하지만 이날은 섭씨 30도를 훌쩍 웃도는 기온에 습도가 높아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한여름 산행은 두 배 정도 힘든 듯하다. 이날도 500㎖ 패트병 두 개에 물을 담아갔지만 중간에 물이 떨어져 애를 먹었다. 요즘 산행에선 충분히 2ℓ 정도는 준비해야 할 듯하다.
우리나라 어느 산에 가나 등산로 양편의 조릿대를 흔히 보지만, 운장산은 특히 어른 키만 한 조릿대 길이 곳곳에 이어진다. 위에서 보면 조릿대 사이로 지나는 등산객들의 색색의 등산모자만 동동 떠다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특히 우리나라 ‘얼룩 조릿대’가 고혈압과 암에 효험이 있어 근래엔 일본에서도 수입해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왜 조릿대는 등산로를 따라서 자랄까, 하는 생각을 해본 등산객들이 있을 것 같다. 꼭 등산로를 따라 자라진 않을 텐데, 우리 산에 흔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일 게다. 동봉을 오르는 코스는 물론 서봉에서 연석산으로 내려가는 길 등에도 조릿대가 지천이다.
앞산날베기 능선길은 처음엔 완만한 듯하다가 된비알이 중간중간에 나타난다. 정상에 오르면 왼편 그러니까 동쪽이 구봉산으로 가는 길, 오른편이 운장산으로 가는 길이다. 운장산은 전반적으로 흙산이지만 주능선에 제법 암릉과 단애가 나타난다. 서봉은 완전히 암봉이고, 주봉과 동봉도 한쪽 사면이 단애로 이루어져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동봉을 내려와 상여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 20분쯤 가면 주봉을 만난다. 주봉은 무슨 중계기가 서있고 그다지 볼품이 없다. 정상석 대신 ‘대삼각점’이라고 한자로 쓰인 측량석이 놓여 있다.
서봉에서 연석산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몹시 가파르다. 또 이정표가 정확하지 않아 길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날도 이정표만 따라가다 길을 잘못 들어 낭떠러지가 있는 완주군 동상면 방면 계곡으로 접어들고 말았다.
겨우 탈출을 하며 바위를 딛고 오르는데 눈앞에서 무엇이 움츠리고 있다가 휙 지나간다. ‘분명한’ 독사였다. 온몸이 얼어붙었다. 나중에 다른 등산객 얘기를 들어보니 운장산에서 뱀을 만나는 경험을 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연석산은 925m로 서봉에서 한 시간 정도는 가파른 능선길을 타야 한다. 그곳에서 오른편 동봉초교로 내려오는 긴 길이 있는데, 마당바위와 돌탑을 지나 연석사로 내려오는 길이 가장 빠르다. 그래도 한시간은 잡아야 한다.
운장산은 100대 산에 들지만 한 번 정도만 타면 되지 자주 찾을 산은 아니라는 말을 한 산악인에게 들은 적이 있다. 아무래도 접근성에 비해 산의 맛과 묘미가 떨어진다는 말인 듯하다. 하지만 직접 가보니 다시 들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화일보 기사글중에서...

 연석산 들머리  연동마을

 연석사. 달랑 대웅전 하나로 ... 무슨 사연이...

 전라북도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562

 

 본격적인 산행길. 먼저 연석산을 향하여

 오름길이 시작되고...

 

 

 잠시 휴식. 조망 함 보고

 

 연석산 정상에서 본 운장산 서봉(칠성대)

 모두가 조용하고, 눈에 묻혔다.

전라북도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연동마을에 있는 산.
위치 전북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연동마을
높이 960m

 높이는 960m로, 정상에서 운장산보이며 운장산 정상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오지에 숨겨진 산으로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이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되었다.
등산에는 여러 코스가 있다. 연동마을 연석사 입구에서 출발해 연석사, 신선탕을 지나 계곡 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을 타고 암봉을 오르면 정상이 나온다. 하산은 북능을 타고 내려와 조릿대 숲과 중봉을 지나 917m고지, 갓봉을 거쳐 계곡 갈림길에서 구 연석사터로 내려와 연동마을로 돌아오면 4시간 20분 걸린다

 연석산 정상

연석산은 전북 진안군과 완주군의 경계를 이루며 운장산과 이웃해 있는 산이다. 오지에 숨겨진 산으로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이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되었다.
산행은 정겨운 농촌 풍경이 물씬 풍기는 정수암마을에서 시작되는데 이곳에서 연석산 정상으로 가는 산길 초입은 완만한 묵밭사이로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연석산 정상은 민둥봉이나 북쪽으로 뻗어나간 능선에는 병풍바위를 비롯하여 빼어난 암봉이 우뚝우뚝 서 있다. 동쪽으로는 덕유능선이 다가오듯 어른거리고, 남쪽으로는 진안 마이산이 말귀처럼 쫑긋하게 솟아있다. 서편 사봉리로 흘러내린 연골계곡 단풍이 아름다운 지대이다.

 정상에서 본 나아가야 할 등로.

갑자기 기죽어 버리네. 저 먼산에 가파른...

 

 

 만항재

 

 

 되돌아 본 연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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