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산꾼 산행이야기

산행은 왜 할까요?

피코7 2008. 12. 1. 15:14

왜? 산행을 할까요?

요즈음 거의 매 주 산행을 했답니다.

산행을 하면서 산행의 묘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답니다.


산행의 묘미는

산행 초반에 느끼는 사점에 있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듯한 그 느낌...

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분에서 1시간이내에 사점에 도달합니다.

그 후로의 평화로움의 몸이 나를 알고 이때부터는 산에 내 몸이 적응이

됩니다.

산행 길 등로는 오름길도 있고, 능선 길도 있고, 바윗길도, 내림 길도.

너들 지대도,눈 길도,폭우 길도, 시원한 산책길도, 퇴약볕 길도,

홀로 가는 낯선 길도, 야간 산행의 어둠 길도,평평한 그늘 길도,끝도 없는 돌계단 길도

천길 낭떠러지 철계단 길도, 로우프 잡고 올라야만 되는 암벽,암릉 길도,계곡을 건너는

물길도 있답니다.

어찌 보면 우리 삶이랑 너무 똑 같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불혹의 나이라 했는데, 이제는 젊은 청년층을 구성하는 나이가 되고,

평균 수명 108세  차수가 곧 이를것이고,...

여지껏 오른 산이 몇 산인지 우리 삶을 되짚어 봅니다.

그리고  오를 산이 몇 산일까도...


산행의 묘미는

생각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보지 않습니다.

산행에는 보이지 않는 것은 관심을 갖지 않고, 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보이는 것을 보고, 보이는 그대로만 생각합니다.

산행에 복잡한 세상사를 짊어지고 가지 않습니다.

등에 짊어진 배낭만으로도 충분하게 무겁습니다.

내가 속한 산은 나를 받아들여주는 것이고, 나는 그 산속에 묻혀 있을뿐,

다른 이유는 없답니다.


산행의 묘미는

능선길이나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에 있습니다.

가깝게는 절대 볼 수 없는 먼 산의, 먼곳의 조망은 내 마음의 표현입니다.

바라보는 곳마다 똑 같은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산이 허락 해 줍니다.

내 눈에도, 다른 사람의 눈에도, 똑 같은 마음으로 느끼지 않을까요?


산행의 묘미는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입니다.

내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 주는 친구는 나입니다.

투덜거리는 원망도 받아주고, 서로 힘찬 격려도 함께 하며 산을 오릅니다.

내가 오르는 이 산도 나의 이야기 상대가 됩니다.

근데, 

이 친구는 절대로 질투하지 않고,

묵묵히 내 말을 다 받아 주고...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 나에게만은 모든 이야기 다 하고

내려가라고 합니다. 참 마음 넓은 친구입니다.

산행의 동행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같이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같은 날, 같은 산에 갈 수 있다면 그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답니다.

다른 이해관계는 모두 초월한 산꾼의 마음, 산 친구로 입니다.


산행의 묘미는

변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언제나 산은 그 자리에 자리 잡고 항상 반겨줍니다.

절대로 변하는 일이 없답니다.

다만, 

계절이 변하고,

찾는 산객이 변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2008.12.1  초보산꾼의 넋두리.

'초보산꾼 산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안 운장산 산행 2  (0) 2008.12.07
08-32 진안 운장산 산행 1  (0) 2008.12.07
팔공산 설경  (0) 2008.11.30
08-31 팔공산 산행 1  (0) 2008.11.30
팔공산 산행지도  (0) 2008.11.28